이변

약 15년 전부터 천천히 확산되어, 현재는 대륙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해를 이른다. 성국과 제국에서는 주로 “이변”, “이적”, 왕국에서는 “변동”으로 불린다.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이변”으로 분류되는 재해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유사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전례 없는 규모의 폭풍, 전염병, 혜성, 가뭄, 일식, 지진, 기근 등 다양한 유형의 재해가 각지에서 목격되고 있으며, 3년 전에 이르러서야 재해가 일어난 곳에 투명한 광물 형태의 부산물이 남는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

대륙 전역에 ‘신의 심판’이니, ‘재앙’이니, ‘마법적 폭주’니 하는 의견이 분분해지자, 5년 전 성황 암브로시오알-파티하 제국신두 왕국에 협력을 요청하고, 전대륙적 재앙에 대응하는 ‘대공의회’를 꾸릴 것을 제안했다. 파디샤 바예지데신두 대왕이 이에 응함에 따라, 3년 전 ‘밀라나 대공의회’가 소집되었다.

독특하게, 신두 왕국에서는 이를 대수롭지 않은 일로 여기는 경우가 일반적이다.

이변 위험 지역

칼드롬

(칼드롬,Kaldlomme) 카엘루마 북부.

전역에 걸쳐 산림이 울창하게 자리 잡고 있으며, 여름은 서늘하고 겨울은 상당히 추워 늘 강이나 호수가 언다. 4월이 지나야 땅이 녹기 시작하며, 땅이 녹기 전까지는 해도 몇 시간 밖에 나지 않는다.

본래 루치교보다는 토착 종교가 강세인 지역이었으나, 6세기경 카엘루마의 정벌로 거주민 대부분이 루치교로 개종하며 칼드롬 일대가 하나의 속령으로 지정됐다.

본래도 자연환경의 특성상 인구가 많은 지역이 아니었으나, 이변 발생 이후 현재는 사실상 불모지로 취급된다. 성국에서 파악한 바에 따르면, 약 15년 전 최북단에 방문했던 사냥꾼 무리 중 일부에게서 정체를 알 수 없는 병이 발병했던 것이 원인이다. 그 사냥꾼들이 지나친 모든 마을에서 동일한 병이 발생했다. 주로 생활을 위해 수렵을 하던 무리를 중심으로 병증이 퍼지며 각 마을은 생계의 유지가 어려워졌고, 이후 칼드롬의 일식1)으로 인해 병에 걸리지 않은 인구 역시 급격한 기온 저하를 버티지 못하고 대부분이 사망하였다.

성국에서는 아직 기능을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지역교회에 주기적으로 성직자를 파견해 최소한의 관리만 하고 있다. 본래 배정되었던 성직자는 모두 전염병에 휘말려 사망하였거나 지역을 이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칼드롬 공작 일가가 3년 전 동일한 병증으로 모두 사망한 결과, 현재까지 칼드롬 공작은 공석이다.

캄발라

(캄발라,Kambalar) 신두 서쪽. 2)

열대 우림이 우거진 지역으로, 늘 더운 날씨와 불규칙하게 쏟아지는 비가 특징인 지역이었다. 기후 덕분에 다양한 식생이 분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신두에서도 명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지역이라 구체적인 정보는 알려져 있지 않다.

그나마 하라데이까지 이동한 '생존자'들 역시 별다른 증언을 하지는 않았다. 본래도 변화무쌍한 지역이었지만 그 정도가 심해져 이동했을 뿐 '특이한 점'은 없었다고 이야기할 뿐이다.

성국과 제국에서는 변화의 원인을 '이변'이라 추측하였지만 신두에서는 늘 그랬듯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실제로 모든 거주민이 거처를 옮긴 것은 아니며, 캄발라가 이변의 주축 중 하나라 추정되는 현재도 여전히 '평소와 같이' 그곳에 거주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무하카마

(무하카마,Muhakama) 알-파티하 동북부.

알-카티 산맥 너머 지역을 일컫는 말로, 알-파티하의 영토로 취급되나 땅이 척박해 알-파티하 역시 탐사에 가까운 정벌 이후 실질적으로 통치를 하고 있지는 않다. 탐사 당시 기록에 따르면 유의미한 규모의 토착민이 발견되지 않았고, 정착 및 개간할 만한 가치가 없다고 하였으나 내부적으로는 꾸준히 인력 파견이 이루어지고 있다고 한다. 3)

그러나 '비공식적인 파견' 역시 10년 전을 기점으로 중단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땅이 알아서 움직이고 변했다.', '하늘에서 돌이 떨어져 큰 구멍이 생겼다.'와 같은 신빙성 없는 소문만 무성하며, 실제로 무하카마의 상태가 어떤지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최근 알-카티 산맥을 기준으로 반을 가른 것처럼 이북의 나무들이 모두 말라 죽은 것이 확인되며, 무하카마 역시 이변의 중심지로 추측되고 있다.

베파트해

(베파트,Vefat) 알-파티하 남부, 신두 동부와 가까운 해역.

신두와 알-파티하 사이 열도가 늘어선 지역으로 과거에는 알-파티하와 신두를 잇는 가장 짧은 뱃길이었으나 12년 전을 기점으로 지금은 그 어떤 배도 이 인근을 지나지 않는다.

아무런 징조 없이 발생하는 용오름과 소용돌이, 화창하던 하늘이 갑자기 어두워지며 태풍이 몰아치거나 파도가 사나워지는 등 다양한 '이변'으로 인해 사실상 지나갈 수 없는 해역이 되었다. '자연현상'이라 취급되는 이변 외에도, 아래와 같은 현상이 관찰되었다.

  • 나침반이 끊임없이 돌거나 완전히 다른 방향을 가리키는 현상.
  • 뱃사람들이 단체로 환각을 보고 환청을 듣는 현상.
  • 환각과 환청의 연장선 혹은 '알 수 없는'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베파트해를 지난 배가 텅 빈 채로 항구에 도착하는 일.
  • 갑자기 배가 하늘 위로 떠오르고 바다 위에 있어야 할 열도의 일부가 하늘에서 관찰되는 현상 등

이와 같은 이변이 발생하는 영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나, 원인은 알려진 바가 없다. 이미 뱃사람들 사이에서는 이름과 같이 죽은 바다로 통용되며, 항해를 꺼리지만 여전히 도전하는 사람들이 존재하며 그들 중 돌아온 사람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
그러나 해당 시기 칼드롬 일대에서만 해가 관찰되지 않았을 뿐 다른 지역에서는 해가 관찰되었다.
2)
'캄발라'라는 호칭은 지방행정관이 파견된 가장 서쪽의 도시 이름이었으나, 마가다에서는 현재 접근이 어려운 서쪽 일대를 캄발라라고 부르고 있다.
3)
파견 사유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았으나, 일부는 광물자원의 가능성을 보고 탐사 중인 것으로 추측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