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두Shindu 왕국>
역사
지리적 특징
비슈바카르마 대륙 북부의 왕국으로, 북동부를 따라 신디 강이 흐른다. 수도 마가다는 신디 강 중류에 위치해 있다. 대륙의 북쪽은 ‘신의 거처’라는 뜻의 데바살라야 산맥에 의해 비스듬하게 상하로 나뉘어 있다. 산맥 남부는 전반적으로 더우며, 바람의 영향으로 여름에는 우기가 되고 겨울에는 건기가 된다. 신두 남부에는 열대우림이 형성되어 있으며, 왕국 전역에 걸쳐 자연적인 이상현상이 빈번하게 발생하는 특징이 있다. 데바살라야 북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기후가 안정되어 있고 온건하다.
문화적 특징
아잔타 왕조 이후로 공식적인 신두의 공용어는 신두어이나, 각 지역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언어가 상이하여 외진 지역의 경우 신두어가 통하지 않는 경우도 있다. 다만 현재 르타교의 경전은 모두 신두어로 번역되어 있다.
신두의 문화는 내부적으로 대단한 다양성을 지니지만 르타교를 기반으로 한 그 특유의 ‘정신성’으로 특징지어진다. 일례로 신두는 르타교에 포섭되는 다양한 신의 축일을 모두 국경일로 정하고 있다. 또한 생활에 있어 상당히 자급자족적인 특징을 가진다. 이렇듯 특유의 포용성을 바탕으로 신두의 문화는 독특하게 발달하였는데, 신화를 기반으로 하는 문학 및 예술, 건물 양식에 포함되는 화려하고 섬세한 부조 장식, 수공예품과 장신구 등에서 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또한 신두는 ‘무한대’와 ‘영(0)’ 개념 등의 사용으로, 자연과학 및 수학 영역에서도 이름높다. 타국인들에게 신두인은 흔히 ‘느림, 심오함, 난해함’과 같은 느낌으로 흔히 일컬어진다.
의/식/주
의복 문화
독특한 자연환경 및 습도로 인해, 신두의 의복 문화는 종교보다는 기후 및 지리적 특성과 그 연관이 깊다. 지역별로 차이는 있으나, 살갗을 드러내는, 천 한 장으로 된 의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신두 사람들은 바느질을 하지 않고, 조각으로 나뉘지 않는 옷을 좋은 것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다. 지역 및 계층에 따라 크게 달라지기는 하나, 신두의 의복, 특히 성직자를 제외한 고위 계층의 의복은 알-파티하와는 다른 느낌의 화려하고 정교한 자수 패턴을 그 특징으로 한다.
단, 대륙 북부 고산 지대의 문화는 이러한 특성들로부터 약간 거리가 있다.
식문화
부패가 쉽게 진행되는 기후상, 신두 왕국의 음식 중에는 향신료를 사용하여 강한 맛을 낸 것과, 과일의 단맛을 사용한 것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육류보다는 채소를 사용한 요리가 많으며, 육류를 활용하는 경우 주로 양고기나 닭고기가 사용된다. 요리에 코코넛 밀크와 크림 등을 흔히 활용하고, 부드러운 식감의 요리가 많다.
식재료의 다양성이나 향신료의 풍미 탓에, 어떤 이들은 오히려 알-파티하보다 신두의 식문화가 더욱 ‘풍부한 맛’을 느끼게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주거 문화
신두에 대해서는 알려진 바가 아주 많지 않으나, 최근 비슈바카르마 대륙-문두스 대륙 간의 교역이 활성화되며 신두의 독특한 건축 양식이 문두스 대륙 사람들 사이에서 주목받고 있다.
왕국에서는 기후상 주요 건물의 경우 부패하기 쉬운 목재보다는 석재를 건축에 주로 활용하며, 석굴과 벽돌을 활용한 건물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르타교 사원의 경우, 다양한 신의 얼굴과 서사시 속의 장면이 조각된 외벽으로 인해 독특한 외형을 하고 있다고 알려진 바 있다.
종교
르타교
문화와 종교
성국과는 다른 방식으로, 르타교는 신두인들의 세계관 속에 깊이 자리하고 있다. 왕국인들은 르타교의 방식으로 세계를 이해하며, 그들의 역사와 사회를 설명한다. 르타교는 통치 체제와 긴밀한 연관을 맺고 있지는 않으나, 왕국의 통념은 거의 르타교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
우주란 끝없이 반복되는 것이며, 그를 관장하는 신들 역시 그러한 반복에서 예외가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러한 반복이 삶의 고통의 원인이며, 진정한 행복은 그러한 반복에서 벗어남에 있다는 관념은 왕국인들의 특유한 성질 중 하나이다.
기술과 사상
신두의 학자들은 물론 타국의 학자들 또한, 흔히 신두 문화의 특징을 ‘포용성’과 특유의 ‘정신성’으로 정의한다. 신두에서는 철학과 종교와 수행과 삶 사이에 엄밀한 구분이 없으며, 신두의 문화는 이를 기반으로 독특하게 발달해 온 바 있다.
왕국인들은 자연에 대한 집요한 관찰과 관조를 통해 자연과학 및 수학 영역에서 높은 수준의 성취를 이루었고, 신두의 예술은 회화보다는 부조와 문학 쪽으로 발달해 있다. 많은 작품이 종교와 깊이 얽힌 그들 자체의 신화에 기반하고 있으며, 이는 문두스 대륙의 이야기와는 상당히 다른 구조를 취한다.
왕국은 아직 대량 인쇄 기술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 책을 복사하는 것은 필사로만 가능한 바, 책을 포함한 기록물은 대단히 귀한 것으로 여겨지며, 그러한 필사본 역시 대개는 경전 또는 학술 서적이다. 이외의 정보는 대체로 구전으로, 드물게 그림으로 전해진다.
최근 문두스 대륙의 무역 시장에서는 신두의 수공예품이 귀한 것으로 취급받고 있다.
사회
계층과 계급
신두 계층 구분의 핵심이 되는 것은 역할을 의미하는 ‘우미카’이다. 신두인들은 각자가 이전 생으로 인해 이번 생에 맡은 역할이 있음을 믿으며, 타고난 가족의 직업을 세습하는데, 이는 르타교의 핵심 사상과도 관련이 깊다.
르타교의 사제들(브라민)은 우선 하나의 계급으로 분류되며; 사제 외 인간은 다시 왕, 귀족, 군인(바리)과 민간인(프라티크샤)으로 나뉜다. 군인과 민간인을 나누는 기준은 군에 복무하는 것이 가능한지의 여부로, 외국인은 이에서 제외된다. 이중 열반에 가장 가깝다고 여겨지는 것은 법력을 다루는 사제 계급이다. 그 다음으로는 군인이 되는 것이 일종의 수양으로 간주되어, 열반에 오를 기회를 얻는 것으로 여겨진다. 왕은 사제들을 도와 이 모든 사람이 열반에 한층 가까워지도록 할 의무를 지며, 귀족과 군인은 그러한 뜻을 실현할 의무를 진다.
바리와 프라티크샤 간의 이동, 법력 발현을 통한 브라민 계급으로의 이동을 제외하면 신두의 계층 구분은 상당히 경직되어 있다고 평가받는다. 법력으로 인해 브라민 계급이 되는 이들을 제하면 대개는 자신의 생득적인 자리를 이탈하는 일이 드물다.
신두의 계층 구분은 직업 개념인 동시에 일종의 신분이다. 즉, 신두인들은 왕-귀족-바리-프라티크샤 순으로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여기며, 공경한다. 르타교 특유의 윤회 개념으로 인해, 신두 사회에는 ‘상위’ 계급에게 갖추어야 할 예법 따위가 명시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일반적인 신두인들은 계층을 ‘위’, ‘아래’보다는 타고난 직업으로 인식한다. 대다수의 신두인들에게 이동이 불가능한 그들의 계급과 직업, 위계는 ‘자연스러운 것’이며, 그중 어느 것 하나도 불필요하지 않게, 세계 속에 각각의 역할로 있는 것이라고 여긴다.
다만 원론적인 계급 관념과 실제의 권력구조는 다른 바: 관념적으로 각 계급은 맡은 일과 그 일의 중요도가 다를 뿐 근본적으로 평등하지만, 실제로 신두 사회의 기득권은 여타 국가와 같이 세습되는 특권을 유지하기 위해 경전을 현대 신두어로 번역하지 않고, 각종 의례를 복잡하게 만드는 등의 전략을 암묵적으로 취하기도 한다.
사제 계급
비사제 계급
왕
신두 왕국의 왕으로, ‘왕’이라는 지위를 세습한다. 즉 이 계급에 해당하는 신두인들이란 세습 왕족들로, 이들은 사제(브라민)들을 도와 모든 사람이 열반에 한층 가까워지도록 할 의무를 진다.
귀족
신두는 왕에게 충성하며, 왕의 뜻을 실현할 의무를 지는 이들을 ‘귀족’이라고 부른다. 다만 이들의 ‘귀족’ 개념은 봉건 귀족이라기보다는, 왕의 뜻에 따라 궁정에서 국가를 위해 일하는 전문 관료의 성격을 띤다. 즉, 만트리(재상)와 지방행정관 등 행정관들이 귀족 계급에 해당한다.
바리(군인)
프라티크샤(민간인)
군 복무가 불가능하거나 프라티크샤로 태어나 가업을 이어야 하는 이들로, 인구의 대다수가 이 계급에 속한다. 외국인의 경우, 아주 특수한 경우1)를 제외하면 원칙적으로 프라티크샤로 분류된다.
교육
신두의 ‘왕실’은 문두스 대륙의 두 나라와는 사뭇 다른 역할을 수행하며, 신두의 각 지역은 아주 엄격하게 관리하지 않는다.
생활에 있어 자급자족적인 신두 왕국의 특성은 교육 분야에도 해당되어, 왕국의 평범한 사람들 사이에서 ‘교육’이란 거의 공동체 내에서 규칙과 일과 기술을 배우는 것을 의미한다. 즉, 왕은 다음 왕을 가르치고, 귀족은 다음 귀족을 가르치며, 군인은 다음 군인을 가르치고, 수공업자는 다음 수공업자를 가르친다. 이는 사회의 폐쇄성을 낳는 주요 요인으로 지적되기도 하나, 내부적인 비판의 목소리는 그리 크지 않다.
경전과 수행법을 필두로, 가장 체계적인 교육은 사제들 사이에서 이루어지며, 원칙적으로 종교에 귀의하는 데는 신분의 제약이 없다.
화폐
‘모후르’라고 불리는 동전을 화폐 단위로 사용한다. 대다수의 시민과 마을 시장 등에서는 물물교환이 흔히 이루어진다.
관습
신두의 관습은 지역별로 상이하나, 르타교에 기반한 전통 몇 가지는 다양한 지역에서 비슷한 양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일례로, 갓 태어난 아이를 마을 또는 소속 공동체의 가장 큰 어른에게 보이는 전통이 있다. 이때 공동체의 큰 어른은 아이의 이마를 가볍게 만지는데, 이는 이번 생에 같은 역할을 맡아 태어난 이들끼리 나누는 인사를 의미한다.
결혼식의 경우 대체로 축제와 같이 여겨진다. 신디 강 하류 지역을 예로 들자면 다음과 같은 전통이 전해 내려온다
- 결혼 전날, 이전의 생을 정결하게 하고 서로에게 간다는 의미에서, 친척들이 결혼 당사자의 발을 깨끗한 물로 씻어 주고, 공동체에서 사용하는 문양을 이마에 그려 준다.
- 결혼 당일, 결혼식 자리에 세계의 흐름을 상징하는 ‘강(물)’ 또는 물질의 형태를 변화시켜 하늘에 닿게 하는 ‘불’을 증인으로 놓는다. 친척들과 친구들이 둘러싼 가운데에서, 결혼 당사자들은 긴 천을 몸에 둘러 서로를 연결하고, 불 또는 물의 주변을 걷는다. 끝으로 서약하는 의미에서 그 천을 강에 떠내려보내거나, 불에 태운다.
다른 계급간의 통혼이 허용되는지의 여부는 지역에 따라 상이하다.
형태를 변화시켜 다시 우주 속으로 돌려보낸다는 의미에서, 장례는 주로 화장으로 이루어진다.
상속
신두 전역에 통일된 상속법이나 제도는 없다. 다만 태어난 아이들은 태어난 가족의 일과 재산을 자연스럽게 물려받는다.
정치
통치 체제
대왕(왕) 이하의 중앙 정부에는 각 국방, 사법, 행정의 책임자들이 존재하고, 이들을 총괄하는 만트리(재상)를 둔다. 만트리들은 왕과 함께 국정을 다스리며, 지방을 감독하는 지방행정관을 따로 파견한다.
지방은 주와 도로 나뉘며, 각 지역에는 귀족 계급에 해당하는 행정관들과 군인들을 둔다. 이때 군인들은 적격자를 대상으로 각 지역 또는 왕성에서 징집, 양성된다.
사제들은 사원에서 길러지며, 수평적 체계를 이루고 수행에 전념한다.
신두 왕국은 느슨한 연합체이나, 최근 ‘왕국’으로 맺어진 이후에는 특별한 혼란 없이 내부적 결속을 유지하고 있다고 평가된다. 다만 산맥에 가로막힌 지리적 요건으로 인해, 산맥 북부는 왕국 중앙의 행정 및 관리에서 소외되고 있다.
군사와 외교
신두 왕국에서 군사는 귀족 및 바리 계급이 전담하는 일로, 신두 외부에는 알려진 바가 거의 없다.
신두 문명은 과거 그 어떤 대륙의 문명보다도 크게 번성하였으나, 아탄 시대에 한 번 명확히 알려지지 않은 이유로 단절되었다. 그때 단절된 타국과의 외교 관계는 최근에 이르러서야 복구되고 있는 실정으로, 성국이나 제국은 신두 왕국의 외교적 정책에 대해 아직 이렇다 할 평가를 내놓은 바가 없다.
왕 및 귀족 계급 외에는 왕국인들 역시 그들 나라의 외교적 정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기울이지 않는 경우가 흔하다.
인상과 특징
아잔타 왕조 이후로 공식적인 신두의 공용어가 신두어로 정해지긴 하였으나, 각 지역에서 실제로 사용되는 언어는 상이하다. 왕국인의 경우, 타 지역 사람과 말이 통하지 않는 것을 그리 이상하게 여기지 않는다.
타국인들 사이에서 신두인들은 그 종교 체계의 특이성과, 독특한 문화적 배경으로 인해 꽤 이질적으로 두드러지는 편이다. 특히 최근 대륙 전반에서 목격되는 이상현상에 대해, 신두인들은 그것이 “세계의 이치에 의해, 일어날 때가 되어 일어난 일”이라는 독특한 견해를 흔히 견지하며, 성국이나 제국인과는 달리 이변plugin-autotooltip__small plugin-autotooltip_big이변
약 15년 전부터 천천히 확산되어, 현재는 대륙 전역에서 일어나고 있는 재해를 이른다. 성국과 제국에서는 주로 “이변”, “이적”, 왕국에서는 “변동”으로 불린다. “이변”이 일어나기 시작한 지 오래되지 않아, “이변”으로 분류되는 재해들 사이에서는 대단한 유사성을 발견하기 어렵다. 전례 없는 규모의 폭풍, 전염병, 혜성, 가뭄, 일식, 지진, 기근 등 다양한 유형의 재해가 각지에서 목격되고 있으며, 3년 전에 이르러서야 재해가 일어난 곳에 투명한 광물 형태의 부산물이 남는다는 사실이 발견되었다.…을 멸망의 징조와 같은 불길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다.
타국인들에게 신두인은 흔히 ‘느리고, 심오하고, 난해한’ 이들로 여겨진다. 성질이 급한 제국인이나 성국인 중에는, 왕국인의 이러한 여유를 답답하게 여기는 경우도 흔하다. 동시에 왕국인들은 타국인들을 ‘잘못된 자아 개념에 갇혀 있으며’, ‘지나치게 자신의 기준으로만 세계를 이해하는’, ‘경직된 사고를 가진’ 이들로 평가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