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티하의 역사는 상인이자 예언자, 선지자였던 탈리브에서 시작된다. 알-파티하의 지도자들은 모두 탈리브의 후손을 자처하며, 그 사실은 그들에게 그 무엇보다 강력한 권위를 부여한다.
문두스 대륙 남부의 사라세니아 반도에는 팔라비국, 헤자즈 제국, 셀주크 왕국 등 다양한 형태의 국가 또는 그에 준하는 집단이 존재했는데, 이들이 연속성을 가진 하나의 역사로 묶여 불리기 시작한 것은 거의 12세기에 이르러서였다.
11세기 말, 당대 가장 세력권이 넓은 집단이었던 셀주크 제국이 내부적으로 분열하자, 사라세니아 중부에 위치한 메지디의 영주 오르한은 주변 지역을 규합해 세력을 키우기 시작했다. 12세기 중순 그의 자식 이스파한이 카엘루마 성황제국의 동쪽 국경 도시 니카에아를 함락하며 건국의 기틀을 다졌다. 12세기 말에 이르러 이스파한은 자신이 사라세니아 반도에 이어지던 모든 국가를 이어받은, ‘사라세니아의 후계자’임을 주장함으로써 사라세니아의 세력을 하나로 통합, ‘알-파티하’ 제국의 시작을 알렸다.
건국 초창기의 알-파티하는 대내외적인 혼란을 겪었다. 그러나 곧 대륙 동서를 연결하는 위치에 있다는 지리적 이점을 이용, 서쪽으로는 교역권을 활용하고, 반도 내부 및 동쪽으로는 헤자즈교와 관련된 정책을 실행함으로써 주변국과의 관계를 정립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알-파티하 제국은 13세기 사라세니아 반도의 유일한 국가로, 카엘루마의 동쪽 국경을 위협할 정도로 성장하였다.